
게임 기획은 섰는데 그림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그림을 못 그리거든요. 그렇다고 외주를 맡기기엔 재미로 하는 프로젝트치고 과하고요. 그래서 AI 이미지 생성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캐릭터: 페페가 아니라 와작으로
원본 짤은 페페(개구리)지만, 캐릭터는 **와작(Wojak)**으로 갔습니다. 이유는 저작권인데, 이 이야기는 워낙 중요하고 길어서 따로 한 편(5편)으로 뺐습니다. 여기서는 "와작 스타일의 슬픈 남자 캐릭터로 갔다" 정도로만 하고 넘어갈게요.
와작은 그 삐뚤빼뚤한 MS 페인트 그림체에 텅 빈 눈이 특징입니다. 이걸 제미나이(Gemini)로 뽑았는데, 핵심은 일관성이었어요. 관찰·매수·크아악·부자, 이 네 포즈가 전부 같은 얼굴이어야 하거든요.
방법은 이렇습니다.
- 먼저 기본 와작 하나를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번 뽑아서 앵커로 확정.
- 그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첨부한 뒤, "이 캐릭터 유지하고 포즈만 바꿔줘" 식으로 나머지를 생성.
요즘 AI 이미지 도구는 예전과 달리 레퍼런스 이미지를 넣으면 캐릭터 일관성을 꽤 잘 유지해줍니다. 이 "앵커 하나 잡고 변형" 방식 덕분에 네 포즈의 얼굴이 제법 잘 맞았어요.

배경 따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AI로 뽑은 이미지는 배경이 흰색이나 크림색으로 딸려 나옵니다. 게임에 쓰려면 이 배경을 투명하게 따내야 하는데, 여기서 삽질을 좀 했어요.
캐릭터는 검은 외곽선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테두리에서 안쪽으로 배경을 채워 들어가되 검은 외곽선에서 멈추는" 방식으로 따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몇 개 있었어요.
- 흰색 바지가 배경(크림색)이랑 밝기가 비슷해서 같이 지워지는 문제
- 팔과 몸통 사이, 다리 사이 같은 안쪽으로 파고든 공간이 "구멍"이라 안 뚫리고 흰색으로 남는 문제
이런 건 결국 한 땀 한 땀 잡아야 했습니다. 흰 바지가 지워지면 배경 채우기를 "위쪽에서만" 시작하게 바꾸고, 안 뚫린 구멍은 그 위치를 표시해서 따로 투명하게 처리하고요. AI가 그림은 그려주지만, 게임에 쓸 수 있게 다듬는 건 결국 사람 몫이더군요.
옷 색은 이미지가 아니라 코드로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가 이겁니다. 배경 공동묘지에 쌓이는 개미들이 다 똑같은 색이면 복붙 티가 나서 지루하잖아요. 원본 짤도 뒤에 오는 개미들이 안전모 색이 다 다르고요.
그래서 처음엔 "색깔별로 이미지를 여러 장 뽑을까" 했는데, 이건 낭비였습니다. 포즈 4종 × 색 7종 = 28장을 굽고, 색 하나 추가하려면 또 굽고… 관리가 지옥이죠.
그래서 코드로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갔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 캐릭터 옷을 무채색 회색으로 만들어 둔다.
- 옷 부분만 흰색으로 칠한 마스크 이미지를 따로 만든다.
- 게임에서 원하는 색을 골라, 마스크 영역에만 그 색을 곱(multiply)해서 입힌다.
회색은 채도가 0이라, 색을 곱하면 음영과 주름은 그대로 살린 채 색만 바뀝니다. 빨강을 곱하면 빨간 티셔츠, 파랑을 곱하면 파란 티셔츠가 되는 거죠. 이 방식이면 기본 이미지 하나 + 마스크 하나로 색은 코드에서 무한히 만들 수 있습니다.

배경도 AI + 코드
황무지 배경은 제미나이로 뽑았습니다. "지평선은 위쪽 1/3, 땅이 넓게, 우중충한 흐린 하늘에 낮은 구름, 인물·말뚝은 절대 넣지 말 것" — 이렇게 제약을 빡빡하게 걸어서요. 왜 인물·말뚝을 빼라고 했냐면, 그건 게임 코드가 배경 위에 얹을 거라서 배경엔 아무것도 없어야 깔끔하거든요.
뽑고 나서 워터마크가 하나 박혀 있길래 그건 인페인팅으로 지웠고요. 바닥 피웅덩이 같은 작은 애셋은 아예 코드(SVG)로 그렸습니다. 단순한 도형은 AI보다 코드가 원하는 톤을 정확히 맞추기 좋거든요.

다음 편에서는
애셋이 준비됐으니 이제 실제로 게임을 만들 차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게임을 직접 한 줄 한 줄 코딩하지 않았어요. **클로드코드(Claude Code)**에 맡겼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AI 코딩 도구와 어떻게 협업했는지 — 특히 SPEC 문서 하나를 단일 기준으로 두고 개발한 워크플로우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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